나는 유년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나무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내가 가장 감성적일 때 그들은 늘 내 곁에 있었고, 그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은 언제나 지루하지 않았는데 그 소박한 즐김과 관심이 생명과 에너지에 대한 궁금함으로 연결되었다.
특히 인간들처럼 요란하지 않은 그들의 조용한 생태계에 강한 끌림을 느꼈고
나는 이들을 살펴보면서 생명의 본성, 자연의 순리를 사유해 보는 소중한 경험도 가졌다.
살아오는 동안 나의 욕구와 관심은 늘 나와 함께 진화해 왔고 앞으로도 나는 그 호기심과 열정에 열심히 답하며 살고 싶다.
식물은 수많은 포식자들을 피해 모듈형태로 진화해 오면서 인간과 동물에게
가장 중요한 생명유지의 필수조건이 되어주는 소중한 지구상의 생물이다.
식물은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환경에 적응해 왔고,
자연 질서의 유기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독특하고 신비한 네트워크구조의 세포를 구성하고 있다. 또한 비록 고착생활을 하면서도 지구의 가장 넓은 부분의 점령할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은 유연성을 발휘하며 살아가고 있고, 지금도 조용히 진화하는 중일 것이다.
나는 식물의 작은 세포가 지닌 생명은 생물이 존재하게 하는 물리적인 힘인 동시에
우리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정신적인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생명형상과 생물형태의 비가시적 영역 안에 있는 특징을 응용해 식물세포의
구조, 배열, 색등을 나만의 주관적 감성으로 재해석해 도자조형으로 표현하였다.
이 작업들을 통해 생장의 유연함과 강인함을 가지고 있는 식물의 아름다운 결을 느끼고, 식물세포이미지를 응용한 도자조형들을 통해 식물을 다양하게 보는 시선을 경험하기를
기대한다. 또 보이는 영역에 더 집중하기보다 보이지 않은 영역 속에 있는
자연에너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